맛집 멋집

카페 기록 : 제주시 커피맛집

파도소리-옥샘 2024. 7. 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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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여행을 하다보면 우연히 발견하는 가게에서 행복을 찾게된다.
공항 가는 시간이 빠듯하여 미리 검색한 카페를 가지 못하게 된 나의 앞에 나타난 오아시스 같은 카페
girok


따뜻한 크림 혹은 노랑 프레임의 문을 열고 들어간 나를 맞이한 넓은 테이블과 따뜻한 조명.
분명 밖은 더운 여름 정오였으나, 카페안은 갑자기 봄으로 들어간 듯한 오후 5시 느낌
따ㅡ뜻했다.
돌아보니 보이는 커다란 스피커.

길가를 등지고 앉아있는 스피커는 가게 안을 쳐다보며 손님들을 맞이하고있었다.
주인장의 애정이 녹아있는 애장품을 보고 있으니
여유있게 온 여행이라면 스피커옆에 붙박이처럼 눌러앉아 좋아하는 연주를 듣고싶어졌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정신없는 현대인이라 두시간 안에 차를 반납하고 공항으로 가야한다.

주문을 하고 돌아선 내곁에 나타난 오랜 유품같은 원고지.
얼마만인가. 이런 원고지를 본다는게
글을 쓰는 것이 쓱삭쓱삭 이아니라
타타다닥 으로 바뀐지 오래된 이 시간에
공들여 준비한 나의 오래된 책상위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가지런히 준비된 원고지. 그리고 필기구, 연필깎기(이게 사용이 되었던 적이 있는지 조차 기억이 가물하다. )

무언가를 쓰고 싶은 열정으로 원고지 한장을 찢어보지만 이내 눈에 보이는 손목시계.
음 시간이 없다.
가게나 둘러보자.

주문받은 음료를 만드느라 분주한 사장님의 몸짓을 따라가다 발견한 이색조명  
예쁘게 놓여진 꽃병과
감각적인 화초 alluaudii알로아우디 (쉽게 연필선인장이라고 불리운다.)가 너무나도 탐스러웠다.
이렇게 풍성하게 키워낸 솜씨라니

간결한 주방은 처음부터 주방용품을 염두해두고 꾸민듯한 느낌이다. 지저분해질수 있는 모든 것은 최대한 수납장안으로 넣고 선반장의 포인트 선으로 시선을 모아주는 감각이라니.
파란색 선들이 파도처럼 너울거린다.
의도하고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무심한 듯한 깔끔함은 주인의 성품을 보여주는 듯하다.
가지런한 노란고무장갑마져도 사랑스럽다.

넓은 아일랜드 아래 놓여진 스툴들은 주인과 이야기 꽃을 피우고자하는 손님들을 올망졸망 기다리고 있다.
아마 여기 제주에 거주한다면 일주일에 두어번은 이곳에 들려 오래된 친구처럼 주인과 담소를 나누고 커피를 마실것같다.
스툴은 아랫부분에 가방수납이 가능하도록 기능적으로도 손색이 없이 훌륭하게 짜여져있다. 이런 디자인들은 기분좋은 행복감을 준다.
섬세하게 준비된 사랑스러운 손님맞이~♡

불투명 파티션으로 분리된 곳은 오픈형 씽크로 손씻기 용이하게 되어있다.
딱 필요한 것만 두고 쓰고있는 간결한 공간이 사랑스러워 셀피도 찍어보았다.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이 조금은 어색하다. 어디서도 어울리지 못하는 이방인, 이 공간의 여유로운 손짓에도 응답할 여유가 없는 도시인

가게의 맨 안쪽 깊숙히 자리한 단체석
노란 파스텔톤의 쪽타일로 마치 아일랜드처럼 만들어 놓은 테이블은 묵직해보이면서도 경쾌하다.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들과 모이면 하루종일 수다를 떨어도 지겹지 않을것같다.

첫 눈에 반한 첫사랑이지만 깊은 대화도 나눌틈없이 헤어지고야마는 뻔한 로맨스처럼
그냥 이렇게 스쳐가는 카페가 될수 밖에 없는 숙명적 만남.

강하게 로스팅된 커피의 고소함을 뒤로한채 테이크아웃 잔 위에 덕지덕지 붙인 스티커와 도장으로 내 마음의 아쉬움을 위로하며 공항으로 운전대를 잡았다.
또 볼수 있겠지.

기록
제주 제주시 천수로 7 1층101호
https://naver.me/xiqOYh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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