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은 중요 관광지가 옹기종기 모여있어서 나름의 컨셉을 잡고 움직이는게 좋아보였다. 오늘은 대중교통은 지나가지 않는 그곳을 천천히 산책해보기로 했다.
트라발가광장 - 세임트제임스궁 - 초록 공원 Green Park - 버킹엄 궁전 Buckingham Palace - 빅토리아 메모리얼 Victoria memorial
유럽사람들은 높은 첨탑을 세우는 걸 좋아하는듯하다. 트라발가 광장의 높은 탑과 넓은 분수에서 샘솟는 물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곳 역시 많은 버스가 다니는 곳이라 그냥 버스만 타도 한번은 볼수있다.
분수 뒤의 아름다운 건물은 National Gallery 이다. 무료입장 가능하고 미리 예약을 하면 대기없이 입장이 가능하다. 만약 표를 예약 못하더라도 줄을 서서도 입장이 가능하다. 이곳이 런던에서 가장 와이파이가 빵빵해서 지하 카페에서 웹서핑을 2시간이나 했다.
천천히 세인트제임스궁을 향해서 걷다보니 런던의 명물 빨간버스가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다니는 차가 줄어들고 인도에 사람이 점점 없어졌다. 세인트제임스 궁의 붉은 벽돌건물만이 우두커니 비를 맞고 있었다. 멀리 사람들이 몇명 모여있는게 마치 직원이나 경비들인듯 했다. 정적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왕족들이며 언제나 주목을 받고 살고 있겠지만, 이렇게 비내리는 초가을 런던에서는 고요하기만 하다.
혹시 길이 막혔나 하는 우려를 뒤로 한채 직진본능으로 질주하다보니 막힌 길 건너로 넓은 공원이 보인다. 조심스레 오른쪽을 살펴보니 사람들 두어명이 다니는 좁은 철문이 보였다. 공원의 입구이다.
한국과는 다른 풀냄새로 가득한 공원의 잔디는 아주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공원의 잔디만을 관리하는 직원이 있다고 하니, 그 직원의 정성이 느껴진다.
비가 내리지 않았더라면 드넓은 잔디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잔디는 오롯이 온몸으로 비를 맞고있다.
공원의 왼쪽으로 버킹엄 궁전이 보인다. 야외임에도 주위가 너무 고요하니 소리를 낮추고, 걸음소리마저 조심스레 걸어본다. 바닥에 깔린 파쇄석의 자갈거리는 소리가 마치 음악소리 같다.
궁전 경비대의 빨간 옷이 멀리서도 잘 보인다. 제대로 찾아왔다. 그런데 사람들이 갑자기 분주해진다. 오후4시 경비병들의 교대시간이다. 의도하고 이 시간에 온건 아니지만 운이 좋았다. 멀리서 봐야만해서 마치 인형처럼 보이는 경비병들이 장난감처럼 이동을 하고 관등성명을 외치고, 자리를 옮긴다.
한사람은 이제 하루의 피로를 풀겠고 또다른 한명은 본인의 직분을 수행하는 자리, 왠지 경건해진다.
정면에 빅토리아 여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작한 빅토리아 메모리얼이 웅장하다. 이 조용하고 움직임없는 곳에서 마치 살아있는것처럼 생생한 조각상을 천천히 둘러보고 다시 트라발가쪽으로 움직였다.
공원의 웅장한 대문과 잘 어울리는 꽃밭들이 싱그럽다.
세인트제임스 궁의 높은 담벼락과 더 높이 자란 나무들이 궁전안을 더욱 신비롭게 감추고 있다.
오른쪽의 세인트제임스 공원 St. JAMES'S Park 에서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경찰이 말을 타고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파리에서도 말을 탄 경찰을 보았고, 여기서도 보였다. 지나가는 꼬마의 감탄사에 인사를 건네는 경찰들의 모습을 보며 천천히 걷다보니 금새 다시 트라발가 광장이다.
갑자기 주위가 소란스럽게 바뀌었다. 다시 관광지안으로 들어왔다.
광장 앞 cafe NERO 에서 간단한 요기를 했다.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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